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올드디카/Ixus 100 is

ixus 100 is] 3월의 눈

by 일상과 상상 2025. 3. 18.

#canon

#ixus100is

#레트로카메라


오늘은 눈이 온다는 소식에
아침부터 마음이 설렜고,

흰 눈이 산을 덮을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

얼마 전 다녀온 팔공산이 조금 아쉬웠던 탓에
"이번 겨울의 마지막 기회다."
그런 생각에 서둘러 길을 나섰다.

힘들었다 

바람은 사정없이 몰아치고
눈발은 거칠게 날려
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.

쏟아져 내리는 눈은 보기엔 참 이뻤지만 

앞이 보이지 않을 많큼 내리는 눈은

내 마음도 몰라주고 가로 막고 있었다


너무 나쁜 기상상황에 오도암까지만이라도 다녀오자 싶었는데

잠시 가다 돌아보니

방금 전 발자국도 지워질 만큼 눈이 쌓였다

얼마나 걸었을까.

차가운 바람이 돌아가라며 날 밀어내는 것 같았다.

고민 끝에 난 결국 발길을 돌렸다.


돌아오는 길에 눈은 더욱 거세게 몰아쳤고,

더 머물렀다면 도로도 얼어 차를 두고

눈 덮인 산길을 뚜벅, 뚜벅...

쓸쓸히 걸어 내려왔을지도 모른다.


사진도 좋고 눈도 좋지만 

때론 물러설 시기도 알아야 한다.

3월의 눈이 이렇게 무섭다니

다음 겨울을 기약한다.